4편(강조하기) – 밀줄 쫙! 강조표시는 빨간펜 선생님만 하는 것!

강조표시하기, 과학적으로 밝혀진 최악의 공부법 3탄
– 인지학습과학기반 공부법전문가 홍진표 생각코딩연구소 대표 –

여러분이 ‘공부’를 하기 위해 거의 자동으로 손에 쥐는 도구가 바로 필기구입니다. 사프나 연필, 빨간펜이나 파란펜 그리고 형광펜까지 준비하지요. 그리고 어떤 걸 하나요? 네 맞습니다. 바로 밑줄을 긋거나 동그라미 네모 등의 강조표시를 하게 됩니다.

​그런데 말입니다…

그렇게 공부를 할 때 당연하게 책이나 교과서에 표시를 남기는 행위가 놀랍게도 학습과학적으로는 기억에 도움이 되는 공부법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?
왜 그런지는 텍스트에 밑줄 또는 표시를 하는 행위의 의도를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. 우리는 왜 밑줄을 왜 긋나요?
나중에 다시 봤을 때 보다 쉽게 중요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서 살펴 봅니다.

​하지만 학습과학 연구에 따르면, 우리 두뇌는 중요한 정보를 선별하는 것과 내용이 외워둘 가치가 있다는 것을 동일하게 보지 않습니다. 2013년 켄트주립대, 듀크대, 위스콘신대, 버지니아대 연구진은 공부한 내용을 오래 기억하려면 어떻게 공부하는 게 가장 좋은지에 대한 연구를 수백 편 검토했습니다. 연구결과, 장기기억 향상에 도움이 되는 공부법은 말이나 글로 써 보거나 시험을 보는 인출 연습과 시간의 간격을 두고 공부하는 분산 연습이라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. 반면,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공부법으로 펜으로 강조하거나 밑줄을 치는 전략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.

​밑줄이나 표시를 하는 행위는 중요한 곳에 체크를 했다는 안도감 또는 자기 위안에 불과한 것입니다. 공부자료에 표시를 하는 공부법이 도움이 되는 건 암기 위주의 객관식 공부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, 서술형 문제나 이해가 보다 중요한 공부법에는 오히려 전체 흐름 파악을 어렵게 하는 잘못된 습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.

​실제로 국어나 영어 독해를 잘 하는 학생들을 살펴 보면, 의외로 밑줄을 많이 긋지 않습니다. 밑줄을 긋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 해당 내용의 핵심을 머릿속에 각인시키고 기억하려고 노력하지요. 게다가 밑줄을 많이 긋게 되면 읽는 속도가 당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. 속도도 느리고 기억하는 데도 도움이 안 되는데 왜 여러분은 표시에 집착하시나요?

​밑줄이나 표시 등의 강조전략이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아예 없을까요? 해결방법이 하나 있긴 합니다.

​바로 리뷰에서 회상으로의 전환시키는 전략입니다. 단순히 밑줄이나 표시한 부분으로 다시 돌아가 해당 부분만 읽지 말고, 해당 부분을 우리가 생각하는 단어나 문장으로 바꿔보려고 해 보세요. 그렇게 했을 때 우리의 기억은 해당 부분의 내용을 장기기억으로 강화시키게 됩니다.

​이번 글에서는 과학적으로 밝혀진 최악의 공부법 중 하나로 강조표시하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. 결국 공부는 우리의 머릿 속에 남아야 하고,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잊지 마세요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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